12_Adam Reese

thumbs_P1010337[1] 나는 닻올림에서 연주하면서 매우 즐거웠다. 나는 상태를 상수역 출구에서 만났고 승준은 몇 분 후에 공연장에서 만났다. 사운드체크를 하는 동안 나는 최선을 다해서 그들의 소리와 그들의 장비가 내는 소리의 범위 등을 파악하려 노력했고 그렇게 해서 같이 연주할 때 내가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를 결정하려 했다. 나는 긴장을 했는데 통상적으로 솔로 연주를 위해 준비한 셋업으로 협연을 하기는 처음이었고 그래서 내가 그들의 스타일에 잘 맞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상태와 한 번, 그리고 승준과 한 번 2인조로 연주했고, 3인조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내 생각에 우리 모두는 3인조가 이 공연의 최고의 연주였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다. 결국 그 둘 모두는 같이 연주하기에 편했고 우호적이었으며 나는 그들과 만나 협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데에 감사한다.

image 비록 이런 음악이 한국에서는 인기가 있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 공연이 특별하게 느껴졌는데 그것은 다른 음악가들과 관객들이 만드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에 상대적으로 적은 관객은 최소한 4개국 출신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모두들 한 번의 연주가 끝나면 이야기를 하였고 아무도 그저 공연을 보고 가버리지는 않았다. (상태와 승준은 관객들이 오기 전에 관객들이 주로 외국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소규모 공연에서의 연주에 초점을 맞추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로부터의 전반적으로 동일한 무관심에 직면하고 있는 다른 한국 노이즈 음악가들과의 우정에 대해서 계속 언급한다는 사실은 그들의 음악이 특유하게 한국적인 것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상태와 승준이 다른 한국 노이즈 음악가들과 어떻게 서로에게 음악을 소개해주면서 또한 각자에게서, 그리고 다른 (특히 유럽과 일본의) 음악가들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나로 하여금 그들이 강하게 자신들의 음악의 한국적 측면과 국제적 측면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이 모두 협연이었다는 점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이 협연 연주들은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일 뿐만 아니라 음악은 한 개인에게만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두드러지게 한다. 나는 결국 이 친구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한국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국제적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마찬가지로 보다 작은 규모에서는 음악가 각자의 음악에서든 혹은 보다 넓은 노이즈 음악의 공동체에서든 그들의 초점은 다른 음악가로부터 배우고 차용함으로써 개인 창작자와 청취자가 듣는 음악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훗날 이 한국 음악가들과 미국 음악가들 사이의 관계가 더 굳건해져서 각자가 서로의 나라에서 연주 여행을 하는 것이 더 쉬워지기를 희망한다.

애덤 리스
http://myspace.com/fanbroughs

번역_홍철기

 

[English]

image I had a great time playing at Dotolim. I met Sangtae at the Sangsu subway exit and Seungjun met us at the venue a few minutes later. During the sound check, I did my best to figure out their sounds and the capabilities of their rigs so that I would know what material of my own to use when I was playing with them. I was nervous because it was my first time doing a collaboration using my regular solo set up, and I wasn’t sure how well I’d be able to fit in with their styles. I played a duo with Sangtae and then one with Seungjun, and we closed the show with a trio. I think we all agreed that the trio was the best performance of the show. Both of them ended up being very easy to play with (and friendly) and I’m grateful I had the opportunity to meet them and jam with them.

image Even though this music may not be popular in Korea, this show felt special to me because of the atmosphere that the other musicians and the audience provided. I believe there were people from at least four different countries in the (relatively small) audience, and everybody talked to everybody between sets and after the show, no one just watched and left. (Sangtae and Seungjun both mentioned well before any audience members had shown up that audiences are often mostly foreigners.)  Their focus on playing local concerts and the fact that they kept alluding to a certain camaraderie they felt with other Korean noise musicians who faced the same general disinterest from almost all Koreans made their music feel specifically Korean to me. The way they talked about how they and other Korean noise musicians introduced one another to the music and continued to learn from each other and others (notably from Europe and Japan) gave me the sense that they strongly value both the national and international aspects of their music. In this light, it made a lot of sense to me that the concert was all collaborations. These collaboration sets were not only great opportunities to learn from one another, but also emphasized the fact that the music does not belong to a single person. I was ultimately left with the impression that just as the music these men play could be called Korean or international, it can, on a smaller scale, be seen as each musician’s own music or that of the broader noise community, with their focus on learning and borrowing from others effectively obscuring the line between individual creator and all the music that he or she listens to. In the future, I’d like to see the bonds between these Korean musicians and American ones become stronger so that it will become easier for them to tour here and for us to tour there.

Adam Reese
http://myspace.com/fanbroughs

11_Jason Kahn

thumbs_P1000123[1] 내 생각에 닻올림은 내가 연주를 해봤던 곳 중에서 가장 작은 공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렇게만 말하는 것은 부정확 할 텐데, 닻올림의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서울의 풍경은 어떤 의미에서든 페쇄공포증과 같은 것을 사라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연주가 나의 닻올림에서의 첫 번째 연주는 아니었다. 이 공연 1주일 전에 나는 내 그래픽 스코어를 가지고 거기서 진상태, 류한길, 최준용, 홍철기, 박승준과 함께 녹음을 했다. 우리는 방을 가득 채웠다. 우리 중 누군가가 방을 떠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우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60분 가량의 작곡된 작품의 길이 동안 떠나지 않았다. 이 녹음은 훌륭하고 강렬한 경험이었다.

thumbs_P1000374[1] 그래서 이제 닻올림에서의 공연 날 밤인데 또한 나에게는 서울에서의 2주일 간의 상당한 활동과 즐거운 음식체험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는데,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나는 특히 밝은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손이 내밀면 닿을 거리에 앉아있는 관객들 앞에서 연주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속임수는 불가능하고 소리는 면전에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나는 이 공간의 성격이 거기서 연주된 음악에 잘 녹아 들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내게는 직접성, 겉치레의 부재, 그리고 어느 정도의 경솔함이기도 하다.

제이슨 칸
http://jasonkahn.net

번역_홍철기

 

[English]

thumbs_P1000371[1] I guess Dotolim must be the smallest space I every performed in. Though this might be deceiving as the fantastic view of Seoul from Dotolim’s windows tends to dispel any sense of claustrophobia. And in any case, this was not my first time playing in Dotolim. One week previous to the concert I recorded one of my graphical scores there with Jin Sangtae, Ryu Hankil, Joonyong Choi, Hong Chulki, Park Seungjun and myself. We filled the room. It was nearly impossible for some of us to leave. Once we sat down to play we were stuck for the length of the composition (sixty minutes). It was a great, intense experience.

So, the night of the concert in Dotolim, which was also my last night in Seoul, culmintating two weeks of much activity and culinary delights there, was in comparison quite spatious. I particularly enjoyed playing under the glare of harsh neon light with the audience sitting an arm’s length away. This was a no bullshit situation. In-your-face sound. And I think the persona of this space lends itself well to the music played there, which for me is very much about directness, lack of pretense and a certain brashness.

Jason Kahn
http://jasonkahn.net

09_류한길 Ryu Hankil

CRW_8427 이전부터 사용하고 있던 시계태엽에서 어떤 형태의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어서 환기를 시키는 차원에서 다른 연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아직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무엇인가와 연결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었다. 시계태엽의 작동에 의한 음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동에 의해 발생하는 음향의 구조만을 취할 수는 없을까?

이 관심은 이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타자기와 전화기 등에 관련된 사항이기도 했고 음악을 연주한다라는 행위의 태도를 어떤 방식으로 전환해 볼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이기도 했다. 어쨌든 과도기 적인 상황에서의 솔로는 사실 많이 두려운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공연 전날 거의 밤을 세워 준비를 했다.

공연 날 낮에는, 평소 버려진 시계태엽 부품이나 오래된 타자기 등을 싸게 파는 단골가게에  몇 대의 오실레이터를 사고자 하는 철기를 안내해 주었다. 날은 더웠고 습했다. 철기를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 가는데 에도 예상 시간을 한 시간 이상 넘겨버릴 정도로 교통체증 또한 심했다. 땀이 범벅이 되어 겨우 오실레이터를 장만하고 서둘러 닻올림으로 향했다.

닻올림에 도착해서 공연 준비를 하다가 내가 사용하는 두 개의 소형앰프 중 하나의 어댑터가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분명히 짐을 잘 챙겨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준비했던 것의 반쪽 짜리 음향으로 솔로 연주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역시 혼자서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을 때보다 즉흥연주를 할 때의 긴장감이 더 많은 가능성들, 방법들을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어차피 시계태엽이든 무엇이든, 전통적으로 악기라고 인지되지 않는 것들을 이용해서 연주를 하고자 할 때에 즉흥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방식인 것 같다.

다소 단조로운 듯 하지만 리듬에 대한 나의 관심이 잘 반영되는 사운드를 들었고 거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혼자서 긴 호흡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먼 옛날, 어머니들이 빨래 망망이질을 하던 그 호흡이 떠올랐다.

CRW_8491 솔로의 연주가 끝나고 상태와의 협연. 최근 서울에서 활동하는 몇 명의 즉흥연주자들 중에서 음악활동과 관련하여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경우를 접할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 명확한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상태와의 협연에서 나는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다. 번번히 구체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 이 과정이 사실은 무척 중요하다라는 점 만큼은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릴레이 이후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견뎌 나가야 하고 음악은 필연적으로 그런 부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지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취미로서든 전문적인 음악가로서든 분명히 나는 그날의 연주를 즐겼다.

그렇게 연주가 끝나고 모두들 주린 배를 채우러 근처 고기집으로 향했고 상태가 집에 가는 길에 닻올림에서 발견한 집에 두고 왔다고 생각해서 포기했던 어댑터를 전해 주었다.

‘스피커 위에 올려져 있던데…’

만약에 이 어댑터를 연주 전에 발견해서 밤 세워 준비한 대로 잘 진행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더 안 좋았을 것 같고 그날의 연주에 대해서 망쳤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멀쩡하게 가져와 놓고 잊어 먹은 나 스스로를 칭찬 해줘야 겠다.

‘잘했다! 잘했다!’

 

by 류한길

– 자주 출판 레이블 manual 홈페이지 http://themanual.co.kr
– 류한길 블로그 http://blog.naver.com/hdr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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